원자 단위의 얇은 옷을 입히는 기술,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원자 한 층 정도로 얇게 코팅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화학 기상 성장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과 ALD
ALD는 화학 기상 성장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의 한 종류입니다. CVD는 시체 상태의 화학 물질을 타겟 표면에 흩뿌려 얇은 막을 형성하는 기법인데요. 진공에서 이뤄지는 이 공정은 생각하시는 대로 정교하게 막을 형성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ALD는 CVD와 달리 '자기 제한 (self-limited)' 반응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표면에 층이 하나 깔리면 더이상 그 위에 쌓이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화학물질을 배부르게 먹여도 더 커지지 않는 점이 부럽습니다.
ALD의 고향, 핀란드
첫 ALD를 개발한 과학자는 핀란드의 'tuomo suntola'박사 입니다. 1974년 황화아연 박막을 얇게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CVD 같은 당시의 성장기술 (박막을 도포한다는 표현보다는 성장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로는 정교한 표면 제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간드를 사용해보기로 합니다. 리간드란 화학 물질에서, 중심금속 이온의 주위에 결합하고 있는 분자나 이온을 의미합니다. 염화나트륨(NaCl)에서 Cl이 리간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ZnCl을 타겟 기판위에 증착을 시킨 후 Cl을 황으로 교체하는 공정을 거칩니다. 그러면 기판 표면에 붙은 ZnCl에서 Cl이 떨어져 나가고, 황이 붙어 ZnS를 증착시킬 수 있는 것이죠. 이 발견이 ALD의 시작이었습니다.
반도체 제작에 필수적인 ALD 공정
이 기술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모든 전자 제품에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잘 아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만드는데 필요하기 때문이죠. 트랜지스터는 쉽게 말해 양극과 음극을 얇게 겹쳐놓은 물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 +와 - + -에 따라서 종류가 달라지는데, 이 트랜지스터를 여러분이 잘 아시는 실리콘 기판에 고도로 집적시키면 그게 바로 반도체가 됩니다. 구체적인 구조는 조금 더 복잡한데, 기회가 되면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ALD 기술을 배워보자!
글을 읽으면서 느끼셨겠지만, ALD 관련 기술을 익히고 있으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실리콘 제조 기업에 입사할 수 있습니다. 직업전문학교에서 배울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나 화학과 또는 재료공학과 대학원!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 학과에서는 ALD를 비롯한 다양한 증착법, 실리콘 전공 지식, 반도체 설계 등에 대해서 배웁니다.
반도체의 근본은 소재, 재료, 화학이 아니겠습니까? 많은 교수님들, 박사님들이 연구실에서 반도체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실이 화학과나 재료공학과에도 있는 거구요. 따라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계획할 때 이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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